2019년 9월 23일(IEEFA 한국): 새로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은 두산중공업 주주들에게는 암담한 시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거의 75% 급락한 두산중공업의 현재 시가총액은 10억 달러에 불과하다.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에서 발간한 ‘두산중공업―부정적발감사가 필요한 시점’ 보고서는 조심스러운 문구로 작성된 두산중공업의 재무제표와 회사의 국내외 성장 잠재력을 분석하여 각각에 내재된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IEEFA의 분석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2018년도 감사필 재무제표에는 최소한 10가지의 적신호가 담겨 있다. 이러한 문제는 가장 최근에 작성된 2019년도 상반기 감사 미필 재무제표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두산중공업의 재무 실적은 비단 두산중공업 주주들뿐만 아니라 회사의 재무적 난맥에 얽혀 있는 은행∙투자자∙거래상대방의 관점에서도 회사의 신인도와 관련된 중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두산중공업은 지난 3년 동안 발전 시장의 방향을 오판하여 발전 부문에 참여하는 다른 많은 국내 대형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국내외 성장 잠재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고 말았다.
보고서의 저자인 멜리사 브라운(Melissa Brown) IEEFA 아시아 에너지 금융 담당이사는 현재 당면한 과제는 과연 두산중공업이 주력 사업을 통해 재무∙사업상의 의무를 이행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멜리사 브라운은 “감사필 재무제표상의 조심스러운 표현들은 회사가 국제 회계 기준의 경계선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말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5년간 감사인으로 서로 다른 회계법인 세 곳을 선임하였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고객, 금융기관, 투자자가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감사필 재무제표를 들여다볼 이유가 될 수 있다.”
“회사는 2013년 이래로 이익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고, 각종 재무 및 회계 처리와 기말 재작성에 크게 의존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손실이 총 2.6조 원(21억 달러)을 넘어섰다.”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여전히 국내 및 개도국 화석 연료 프로젝트로 이뤄진 고위험 영업 파이프라인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시장에서의 문제와 대차대조표 상의 압력이 긴밀하게 얽혀 있다.”
보고서는 두산중공업이 시장의 추세를 파악하지 못하고 글로벌 발전 시장의 재편을 주도하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꾀하는 전략 대신에 원자력과 화석 연료 발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로 인해 회사는 동남아시아와 중동에서 각종 사업 수주를 위해 중국이나 일본 설비 업체와 직접 경쟁하는 상황으로 내몰렸으며, 이 사업에 거액을 지원하고 있는 국내 주요 은행들에게도 위험이 전가되고 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재무분석전문가 기 페(Ghee Peh)는 “회사는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결여된 사업 모델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급성장하는 아시아 발전 시장이 요구하는 차별화된 청정 기술 솔루션 개발에 필요한 투자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보고서는 회사의 분기 실적에서 재무적 취약성을 규정하는 주요 스트레스 항목이 발견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일례로, 2018년 4분기에 회사는 3,460억 원(2억 8,520만 달러) 규모의 부실채권 비용을 제각했다.
회사의 최근 수주 실적은 2016년 이후 2조 원(17억 달러)이 순감소하였으며, 수주 물량이 구조적인 하락세로 접어든 것이 아닌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
멜리사 브라운은 “회사의 주요 사업들의 완공이 임박한 상황이라 회사가 새로운 사업을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두산중공업은 과도한 레버리지로 인해 이미 압박을 받고 있으며 2.5년 내에 1.2조 원(10억 달러)를 차환해야 하는 현재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보고서는 두산중공업이 각종 전략을 동원하여 안정적인 레버리지와 현금흐름의 외관을 유지하고 있으며, 회사의 현재 경영 전략이 영업 수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요약하자면 두산중공업은 다수의 항목에 대해 손익계산서상에서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과 현금흐름표상에 표시하는 방식 간의 명백한 차이를 이용하여 현금을 부풀려 보고해왔다. 그로 인해 두산중공업의 현금흐름표는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추정 오류에 취약하여 신뢰성이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 페는 “만약 이처럼 가치평가에 민감한 조정 사항들이 실제 현금 상황을 제대로 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 회사의 재무 부담은 보고된 것보다 더 과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IEEFA는 두산중공업의 장기 부채가 전체 부채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경영 악화 추세를 고려할 때 새로운 자금원을 확보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신호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2019년 상반기에 부채비율이 다소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기초적인 현금흐름 추세는 부정적이었으며 이는 연말까지 시장 반응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부채비율 추세가 언제라도 뒤바뀔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기 페는 “이 보고서가 급변하는 시장 상황하에서 두산중공업이 지속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산중공업의 자금 가운데 한국수출입은행과 국민은행이 지급을 보증한 회사채에 의존하는 비중이 상당하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나아가 2017년 1월 증시 개장 이래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75.1% 하락했다.”
“금융시장이 두산중공업의 사업 전망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보고서는 2019년 5월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인 전망과 함께 투자부적격 등급 바로 위 단계인 BBB로 낮추면서 두산중공업에서 분명히 발을 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멜리사 브라운은 “두산중공업이 대외적으로는 계속해서 신규 해외 프로젝트를 홍보하며 낙관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타깝게도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그 중 상당수가 석탄화력처럼 돌이킬 수 없는 하락세에 접어든 산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현재 회사가 직면한 재무적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없다.”
“한국의 최상위 금융 규제 당국인 금융감독원과 국내외 주요 금융기관들은 이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투자자들에게 회사채 신용등급을 제공하는 신용평가사 역시 추가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보고서 보기: 두산중공업―부정적발감사가 필요한 시점
Report in English: Doosan Heavy – Time for a Forensic Audit
언론 담당자: Kate Finlayson ([email protected]) +61 418 254 237
저자 연락처: Melissa Brown ([email protected]) 및 Ghee Peh ([email protected])
IEEFA 소개: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에너지와 환경에 관련된 재무 및 경제 현안들에 관한 연구와 분석을 수행한다. 본 연구소는 다양성, 지속가능성, 수익성을 갖춘 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www.ieefa.org